"엄마가 부끄러웠습니다"…모두를 울린 '위안부였던 나의 사랑하는 엄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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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 눈물의 낭독… 위안부 할머니 유족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성된 편지[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엄마 나이 열일곱, 전쟁 때 다친 사람들을 간호하러 가신 게 아니구나. 누군가에게 강제로 끌려가 모진 고생을 하신 거구나.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었습니다.

뼈가 튀어나올 정도로 다친 어깨와 허리 때문에 팔을 들어 올리지도 못하시는 엄마를 보면서도 무엇을 하다 그렇게 심한 상처를 입으신 건지 엄마한테는 차마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겁이 났습니다. 그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이 무섭기만 했고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하필이면 우리 엄마가 겪은 일이라는 게 더 무섭고 싫기만 했습니다. 혹시라도 내 주변 친구들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어쩌나 그저 두렵기만 했습니다.

엄마는 일본말도 잘하시고 가끔은 영어를 쓰시기도 하셨지만 밖에 나가서 이야기를 하실 때는 전혀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디 가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엄마 얘기를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며 제게도 항상 신신당부하시곤 했었죠.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아니, 어쩌면 저는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애써 외면했습니다. 제가 알게 된 엄마의 이야기를 모른 체하고 싶었습니다. 철없는 저는 엄마가 부끄러웠습니다.

가엾은 우리 엄마.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그 깊은 슬픔과 고통을 안고 얼마나 힘드셨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옵니다.

엄마. 엄마가 처음으로 수요 집회에 나갔던 때가 떠오릅니다. 처음에는 어디 가시는지조차 몰랐던 제가 그 뒤 아픈 몸을 이끌고 미국과 일본까지 오가시는 것을 보면서 엄마가 겪은 참혹하고 처절했던 시간들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자세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생전에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끝까지 싸워다오. 사죄를 받아다오. 그래야 죽어서도 원한 없이 땅속에 묻혀 있을 것 같구나. 이 세상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해. 다시는 나 같은 아픔이 없어야 해.

엄마는 강한 분이셨어요. 그러나 엄마는 그렇게 바라던 진정한 사죄도, 어린 시절도 보상받지 못하시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순간이 고통과의 싸움이었을 엄마를 생각하며 저는 울고 또 울었습니다.

엄마. 끝내 가슴에 커다란 응어리를 품고 가신 우리 엄마. 모진 시간 잘 버티셨습니다. 이런 아픔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가 이어가겠습니다. 반드시 엄마의 못다 한 소망을 이루어내겠습니다. 이제 모든 거 내려놓으시고 편안해지시길 소망합니다.

나의 어머니. 우리 모두의 어머니. 사랑합니다.

한지민 '위안부였던 나의 사랑하는 엄마에게' 편지 낭독 [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유족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성된 ‘위안부였던 나의 사랑하는 엄마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다. 여성가족부는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이 편지를 공개했다.

배우 한지민은 이 편지를 낭독하면서 슬픔에 북받친 듯 울먹이기도 하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객석의 수백 시민들도 모두 함께 숨죽여 울었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 14일 故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사실을 처음 공개 증언한 날로, 정부는 지난해부터 8월 14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기념식을 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있다.

권준영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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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 보호 범위 밖에 있다”고 밝힌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가짜뉴스 규제’를 작심한 듯한 그의 발언은 그제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며 가짜뉴스를 향해 경계의 목소리를 높인 상황과 맥을 같이한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가짜뉴스를 빌미 삼아 보수 성향 유튜버를 겨냥한 압박이라는 반발이 제기됐다.

심각한 폐해를 낳는 가짜뉴스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다고 타율 규제를 해법으로 못 박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판정 잣대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유해 뉴스의 판단에 적극 개입할 경우 권력의 입맛에 따른 규제 오남용의 우려가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정부에 비판적인 언로의 차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변호사 출신인 한 후보자는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지냈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정부가 언론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상당수 담당했다. 그간의 활동을 들어 이념적 편향성 논란이 불거진 시점에 ‘가짜뉴스 규제’의 깃발을 높이 치켜든 의도에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사퇴한 것에 대해 ‘가짜뉴스 규제’라는 정부 방침에 맞서 자율규제의 원칙을 강조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강력 규제를 다짐한 후임자의 지명에 대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성향 여론의 확산을 막기 위한 인선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할 방통위원회의 수장 후보자가 정권 코드에 맞춘 듯한 의견을 표명한 것은 우려스럽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 가치다. 지난해 정부여당이 가짜뉴스 근절 대책을 추진했을 때 진보 성향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에서도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 이유다. 가짜뉴스를 걸러낸다는 이유로 정권의 생각과 다른 목소리를 ‘가짜뉴스’로 낙인찍는 일이 벌어진다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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