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 이슈] ‘우승후보’ 롯데의 실패, ‘준비 부족’이 원인

선우용녀 0 10 URL복사

- 롯데, 막판 5강 싸움 펼쳤지만 아쉽게 좌절
- 시즌 전 우승후보 평가, 끝내 메우지 못한 포수-3루 공백
- 포수 공백과 외국인 선수 부진에서 드러난 ‘준비부족’ 
- 구단은 물론 현장까지 큰 변화와 개혁 불가피
 
시즌 마지막까지 잘 싸웠지만, 가을야구까지 가기엔 모자랐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2년 연속 기적을 꿈꿨지만, 이번엔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의 스릴 만점 가을야구 도전기가 결국 실패로 끝났다. 롯데는 10월 12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 상대 ‘준 와일드카드 3차전’에서 4대 6으로 패해 포스트시즌 싸움에서 탈락했다. 남은 2경기를 전승해도 5강 진출은 불가능하다.
 
롯데는 시즌 막판 선수단이 투혼을 발휘하며 끝까지 5강 싸움을 펼쳤다. 허나 ‘졌지만 잘 싸웠다’고 할 만한 결과는 아니다.  지난 시즌 3위 전력에 오프시즌 전력 보강으로 ‘우승후보’ 평가를 들었던 롯데다. 선수단 연봉 총액도 10개 구단 1위. 5강은 본전, 그 이상을 바라본 롯데의 올 시즌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개막전부터 내리 7연패를 당했고 시즌 내내 하위권을 전전했다. 9월 이후 살아난 타선과 불펜을 앞세워 5강 희망고문을 이어갔지만 한계가 있었다. 롯데는 한 걸음만 삐끗해도 바로 시즌이 끝나는 살얼음판 5강 싸움을 이어가다 마지막에 좌절했다.
 
포수 공백, 외국인 부진 ‘준비 부족’ 드러났다
 
전준우와 포수 안중열, 외야수 민병헌. 롯데는 포수와 3루 구멍을 방치하고 외야를 보강했다(사진=엠스플뉴스)
 
‘우승후보’ 롯데의 실패는 준비 부족이 원인이다. 롯데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프랜차이즈 스타 포수 강민호를 떠나 보냈다. 문제는 13년간 팀의 안방을 책임진 주전 포수를 떠나보내면서 별다른 대비책이 없었단 것이다. 
 
한창 경험을 쌓아야 할 신예 나종덕, 나원탁에게 안방 살림을 맡긴 결과는 암울했다.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 3위(4.57)였던 롯데 마운드는 올 시즌 리그 9위(5.44)로 추락했다. 지난 시즌 리그 2위(0.785)였던 포수 포지션 OPS도 올시즌 9위(0.511)로 내려앉았다. 
 
이런 문제는 3루 자리도 마찬가지. 3루 보강이 필요한 상황에 FA(자유계약선수) 민병헌을 영입해 외야를 강화했다. 민병헌 영입으로 기존 외야수 전준우가 공수에서 발전하는 효과를 거뒀지만, 정작 공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3루 자리는 구멍이 됐다(3루수 OPS 0.685 10위).
 
롯데는 시즌 내내 3루와 포수 자리가 구멍인 가운데 시즌을 치렀다. 상위타선은 경쟁력이 충분했지만, 하위타선 구멍이 워낙 크다 보니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시즌 내내 헤매던 롯데 야수진은 포수 자리에 안중열이, 3루수 자리에 전병우가 나타난 뒤에야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이미 기차는 멀리 떠난 뒤였다. 나종덕, 한동희가 1군 경험을 쌓는 소득을 거두긴 했지만 ‘우승후보’ 팀에게 기대한 성과는 아니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도 준비 부족이 드러났다. 조시 린드블럼은 롯데 구단을 비난하고 두산 베어스로 떠났고, 시즌 15승에 평균자책 2.88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부활했다. 대신 영입한 펠릭스 듀브론트는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했던 앤디 번즈도 평균 이하 외국인 선수로 전락했다. 공교롭게도 라이언 사도스키 스카우트 코치 인맥을 통해 영입한 선수들이 줄줄이 실패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여기다 외국인 좌완 브룩스 레일리도 데뷔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에 그치며, 롯데는 외국인 농사에서 가장 ‘흉작’을 거둔 팀이 됐다.
 
외국인 선수 교체 타이밍도 놓쳤다. 개막 7연패 때도, 듀브론트가 4월 내내 부진할 때도 믿고 기다리는 쪽을 택했다. 5월 이후 간간히 호투를 펼치며 생명 연장에 성공했지만, 전체적인 투구 내용만 놓고 보면 낙제점이었다. 과감하게 교체를 검토해볼 만도 했지만 계속 붙들고 있다가, 시즌 막바지 묘한 시기에 뒤늦게 웨이버 공시했다. ‘시즌 포기’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한 움직임이었다. 
 
롯데 관계자는 “듀브론트 퇴출 이후 팀이 상승세를 탔다”고 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 하나로 포스트시즌에 올라갔다고 한들,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좀 더 빠른 판단과 결정이 이뤄졌다면, 막판 순위 싸움에서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있었다. 
 
선발진 붕괴, 불펜 부담 가중… 무너진 투수 기용 원칙
 
재계약 첫 시즌 실패를 경험한 조원우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재계약 첫 시즌을 맞은 조원우 감독의 운영도 아쉬움을 남겼다. 외국인 듀오의 부진은 그렇다쳐도 박세웅과 김원중의 부진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다. 
 
둘 다 ‘에버리지’가 없는 선수들이라 선발 마운드 쪽에 대비책이 필요했지만, 별다른 준비 없이 개막을 맞이했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박세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게 선발진 운영에 시즌 내내 족쇄로 작용했다.
 
강점인 선발진이 무너진 가운데 불펜의 부담이 커졌다. 롯데 불펜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536경기)에 등판해 세 번째로 많은 이닝(535.2)을 던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비교적 투수 관리가 잘 되던 팀이 올 시즌엔 무리한 투수 운영을 거듭했다. 전반기엔 진명호가, 후반기엔 구승민이 잦은 등판에 허덕였고 구위 저하를 겪었다. 필승조의 ‘3연투’도 수시로 나왔다. 9월 이후만 놓고 보면 롯데의 불펜 운영은 김성근 감독과 크게 다를 게 없을 정도였다. 
 
성적 부진 속에 구단 외부에선 고질적인 ‘감독 흔들기’가 재연됐다. 시즌 후반 5강 가능성이 희미해지자 롯데 감독직을 노리는 전직 감독들에 대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구단이 잔여경기를 한참 남겨둔 시점에 외국인 투수를 웨이버 공시하며 ‘포기’ 제스처를 취한 것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줬다.
 
전체적으로 2018시즌 롯데는 구단의 시즌 준비도, 현장의 선수단 운영도 안이했고 준비가 부족했다. ‘어떻게 되겠지’란 기대로 보내다 희망고문 속에 큰 성과 없이 마무리된 시즌이다. 구단의 외국인 스카우트, 운영 파트는 물론 현장까지 큰 폭의 변화와 개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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