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강렬한 색으로 꿈을 드로잉하는 화가 최울가의 작업실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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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통 색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렇다면 화가들은 과연 어떤 색을 선택할까. 자신의 고유한 언어를 색으로 대신하는 화가 최울가는 요즘 순색이 주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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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듯한 설치 작품. 자신의 마스코트인 스카프와 캔버스 슈즈 그리고 자신을 지켜주는 조형물인 울프 시리즈와 함께한 최울가 작가.


파리를 중심으로 뉴욕과 유럽 일대, 도쿄 등을 넘나드는 컬처 유목민이자 화가 최울가.

그와는 그림 이야기는 물론 사회 전반에 관한 그 어떤 이야기도 끊임없이 나눌 수 있었다. 어느덧 한국 미술계에서는 원로라 불릴 나이지만, 그는 스스로를 자신 있게 “그림 그리는 젊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색의 농담보다는 색이 원래 가진 순수 그대로의 색을 사용하면서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구축한 최울가의 그림들은 해외에서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제 작업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창작이지만, 그 과정은 즐거운 놀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캔버스에 종이를 붙이고 낙서하듯 영감을 투영하고 나면, 저만의 징표들을 그림판 여기저기에 숨겨놓지요. 그림 보는 이들이 그 의미를 찾아내고 자기만의 해석을 통해 또 다른 즐거움을 찾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제 그림들이 사랑받는 이유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되돌아가고 싶은 유년기의 기억 한 조각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일 겁니다. 선명한 색감과 자유로운 표현 방법 그리고 최근 저와 함께하는 늑대, 하이에나, 여우, 개. 이 네 가지 동물 시리즈의 조형물들을 보면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장난감이 떠올라 즐겁다는 이야기들을 자주 듣고 있어요.”

30년이 지나도 화가 최울가의 작품 세계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이미 1980년대 중반 생활고가 반영된 듯한 어둡고 침울한 그림체가 1990년대에 이르러 경쾌하고 밝은 원색의 시대로 접어든 바 있다. 그 무렵 파리로 작업실을 옮기면서 울산 토박이의 삶을 살던 그가 세계를 떠돌며 얻게 되는 다양한 자극에 눈을 뜬 것이다.

마치 특정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어린아이들의 그림처럼 화려한 색과 선의 향연은 그를 세계 미술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려주었다. 이후 뉴욕에 작업실을 마련한 그는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이했다. 하얀 캔버스를 다양한 기호와 문자, 자신만의 암호와 상징들로 채우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강 건너 황해도가 보이는 파주에 새로운 작업실을 마련한 최울가 작가. 그의 세 번째 변신은 바로 원색으로의 회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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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파주 작업실에서 만난 화가 최울가. 그는 지금도 매일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며 작업을 거르지 않는다. 
우 -  미술계에서 ‘최울가’라는 이름을 알리게 해준 화이트 플레이 시리즈. 사람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다는 작가의 상상력이 특유의 아동화풍으로 완성됐다.


“최근 아마존 밀림을 비롯한 남미와 페루 일대를 꽤 오랜 시간 여행하고 돌아왔어요. 어떤 이들은 여행 중에 제가 스케치를 하는지 궁금해하고, 영감이 될 만한 사진들을 담아 오느냐고 묻기도 하지만, 저는 그저 자연 그대로의 색을 눈과 마음과 머릿속에 차곡차곡 채워왔습니다.

이번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저도 모르게 원색의 노랑을 집어 들고 캔버스를 채우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블랙과 화이트 연작을 해오던 저에게는 또 다른 도전과도 같습니다.”

그의 그림은 직관적이고 원시적이며,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장난 같기도 하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그림이라는 게 놀이를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림에 스티커가 붙어 있기도 하고, 매번 반복적으로 꽃병이나 알람시계, 물고기와 집, TV, 과일 등이 가득 들어차 있기도 하다. 피카소가 연상되는 추상적 얼굴 또는 바스키아와 그 길을 함께하는 낙서들이 모여 최울가만의 새로운 스타일로 완성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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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72인의 예술가들을 담아낸 블랙XP시리즈. 
우 - 2011년 작품 ‘붉은색 하이에나’는 네 가지 동물 시리즈 중 하나. 인간의 속성을 표현한다.


“그림에는 신비로운 힘이 담겨 있습니다. 똑같은 색이라도 그 색을 가지고 노는 화가의 손에 따라 수만 가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하고, 똑같은 그림을 보면서 모두가 다른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제 그림을 통해 치유의 즐거움을 찾으면 좋겠어요.

그림이 공간을 채울 때 일어나는 다양한 연쇄 작용들은 행복한 분위기를 만들거든요. 이건 그림 사이즈의 문제가 아니에요.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신혼부부라면 두 사람을 위한 공간에 그 어떤 가구나 장식품 대신 마음 가는 그림 한 점을 걸어보세요.

분명 같은 그림인데도 어제의 느낌과 오늘의 느낌이 다르고, 또 내일의 느낌이 달라지는 마법 같은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한편, 베르사유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파리국립고등장식미술학교를 수료한 서양화가 최울가 작가의 홈페이지( http://www.choiwoolga.com )에는 다양한 작품을 게재되어 있어 그의 작품세계를 감상 할 수 있다.


에디터 김시웅
<웨딩21> 201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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